백두대간 산행후기

[스크랩] 백두대간33구간:여원재~사치재

가을코스모스 2012. 3. 31. 10:52

 

 

 

 

백두대간33구간:여원재~사치재

 

 

 

#7월1일~2일(무박)

#날씨:흐림

#코스:여원재 ▶고남산▶매요리 ▶사치재 ▶

#산행시간:8시간30분(알바1시간10분 포함)

#거리:13.77km

#인원:rohga,늦가을,겨울바다,표돌이,하하,초롱이,가을코스모스(총7명)

#사진:겨울바다님

 

 

 

 

 

 

 

 

자꾸 손이 팔로 향한다.

간지러워서다.

이번 구간에서는 대원 몇몇이 풀독이 올라 고생 좀했다.

늦가을님은 당일 간지러워 혼났고 겨울바다님은 병원에 갔다왔고

나와 rohga님은 가벼운 간지러움을 호소했다.

그만큼 숲이 우거졌었고 알바의 진한 추억을 남기고 와서일게다.

 

바람이 없이 습기가 가득한 날이다.

우리 대원은 여원재에서 산행을 시작하기로 하고 사치재에 들러 늦가을님의 차를

주차해 둔다.

여원재는 버스 주차장이 있었다.

그곳 옆에 주차를 해두고 산행 준비를 한다.

 

들머리 통나무계단을 오르려 시간을 확인하니 3시50분이다.

처음엔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서 안심이다.

오늘의 가장 높은 봉우리 고남산까지 5.6km라는 이정표가 우리의 시야에 들어온다.

 

오늘 산행은 평소보다 거리가 짧아 7시간 정도를 예상해 본다.

그러나 초입은 의외로 동네 한바퀴 도는 것처럼 마을길로 이루어져 있었다.

너무나 방심한 탓일까 40여분을 족히 걷기를 어느정도 갈림길 비슷한 곳이

우리를 좀 헷갈리게 한다.

 

표돌이님이 앞장을 서서 대간길을 개척해 간다.

왼쪽으로 돌아 급경사로 향하니 마리학교라는 꼬리표가 보물 찾듯이 붙어 있다.

설마 하면서 계속 급경사 내리막길을 걷는다.

미끄러지기도하고 냇가도 만나고~

의심은 하였지만 그래도 꼬리표가 있어 가보기로 한다.

한참을 풀을 젖히고 울창한 숲사이를 걷고 오르는데 길이 보이지 않는다.

이미 땀으로 머리며 몸이며  다 젖은 상태가 되었다.

 

아뿔싸!

대간길이 아닌것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이미 날이 새어 밝았지만 온통 초록이다.

뿌연 안개와 농익은 숲만이 우리를 감싸고 있을뿐이다.

 

한참을 갔던 길을 돌아와 보니 우측능선으로 나있는 대간길을 잘못 온것이다.

마리학교에 홀려서...알바 1시간10분!

 

우리가 좀 자만했나 보다.

다시 시작이다.

어차피 오늘산행은 조금은 짧아 시간상으로 여유가 있기에 그냥 웃어 넘긴다.

 

대간길을 제대로 찾아 걸으니 길이 너무 좋다.

푹신푹신한 대간길을 걷다보니 풀에서 나는 상큼한 향과 나무에서 베어나오는

굵직하고 무거운 아늑한 냄새 그리고 땅에서 올라오는 대간길의 흙냄새로 인해

내가 우리가 살아 있음을 자각할수 있어 좋다.

 

계획대로라면 2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을 고남산정상을 그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향해가고 있다.

서서히 오르막이 우리를 가로막고 조금은 호흡이 가빠질때즘 경사가

있는 나무계단이 나타난다.

조금 힘을 보태 오르니 고남산 정상이다.

 

 

정상에 오르니 kt송신소가 우주선처럼 버티고 자리하고 있다.

정상은 협소해서 조금 내려오니 정상석이 그곳에 있었다.

정상석앞 넓은 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비빔밥,장조림.오뎅볶음,소세지 튀김등으로 맛있게 식사를 한다.

누구랄것 없이 왕성한 식욕을 자랑한다.

구름이 조금 걷히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안개구름이 우리 시야를 가로 막는다.

사실 이곳은 지리산능선을 멀리서 조망하기에 이름이 난곳이라 기대를 했는데 조금은 실망이다.

 

 

 

이제는 매요마을로 향할 차례다.

편안하고 걷기 수월한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그곳에서 대간산행에서 가끔 이벤트처럼 있는 막걸리 파는 곳이 있기에 약간 기대도 해본다.

 

한참을 내려오니 작은 마을이 보이고  감자를 수확하는 촌부들도 눈에 띈다.

 

익히 들어서 아는 막걸리 파는 집을 찾고자  동네 어르신에게 물으러 가려하니

알아서 손짓을 해주신다.

 

 

 

 

주인이신 할머니는 생각보단 연세가 들어보였지만 인심은 굿이다.

맛있는 시골김치를 안주로 내 놓은신 것이다.

 

 

                                               <매요마을 휴게실에 붙어 있는 꼬리표들>

 

맛있게 한잔 마시고 있을쯤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금새라도 비를 뿌릴것 같다.

할머니에게 인사를 하고 갈길을 서두른다.

 

이곳에서부터 사치재까지는 1시간30분이면 갈수 있다고 한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모두를 준비해온 판쵸우의를 입는다.

안에서 땀이 흘러 사우나를 연상케한다.

다행이 비가  많이 오지않아 비옷을 벗고 다시 마지막 남은 3.5km정도를 걷는다.

 

그곳 역시 길이 아주 편하다.

내리고 오르기를 반복하다 보니 저 멀리서 차소리가 들린다.

88고속도로인 것이다.

마음마저 가볍다.

너무나 아늑하게 자리잡은 사치재 마을에 들어서니 비가 제법 온다.

 

이렇게 33구간을 또 마무리 한다.

 

 

 

 

-맺음말

 

 

후기를 쓰다가 두번이나 글이 날아가버려 글을쓰면서도 

알바를 한 느낌입니다.

 

반복되어진 단조로움속에서  쓰게된 후기글도 알파벳 숫자가 늘어나는만큼

이제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구간에서는 알바를 했지만 전혀 힘들지 않았고

어쩌면 얼마남지 않는 대간산행의 아쉬움에 웃어 넘길 줄 아는 여유까지 생겼나 봅니다.

 

나누어 운전하신 대원과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오신 열성 여성대원과

대간대장 rohga님 모두 수고했습니다.

 

시작도 중요하듯이 마지막도 더 중요하기에

끝까지 우리 대원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빌며...

 

 

 

                                            2008, 7, 14

 

                                             -가을코스모스-

 

 

 

  

 

 

 

 

 

출처 : 들뫼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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