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32구간:사치재~중치
#08년4월15~16일(무박) #날씨:흐림 #코스:사치재 ▶새맥이재 ▶복성이재 ▶봉화산 ▶광대치 ▶중치 #산행시간:북진팀-8시간30분,남진팀-10시간(접근로 30분제외) #거리:19.55km #인원:북진팀-늦가을,rohga,하하,가을코스모스 남진팀-겨울바다,표돌이,딱걸림,초롱이(총8명) #사진:가을코스모스,늦가을님
이산저산(길)
이산저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왔건마는 세상사 슬쓸하구나 나도 어제는 청춘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하다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갈 줄 아는 봄을 반겨한들 쓸데가 있나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니가 가도 여름이 오듯~ (중략)
어화,세상 벗님네야 인생이 비록 백년을 산데도 잠든 날과 병든 날과 걱정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도 못 살 우리 인생인줄 짐작하는 이가 몇몇인고...
가끔 산행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창의 한토막입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들어간다는 얘기겠지요 덫없다는 생각, 꽃을 보면 그런 생각이 더 간절해지고 자꾸 기울어만 가는 우리네 삶에서 무엇을 찾고 남기고 가져가야하는지... 삷은 유한하기에 더욱 더 열심히 살아야 하지않나 싶네요.
이번 구간은 대간산행을 하면서 가장 컨디션도 좋고 무릎도 아프지도 않고 산행 자체를 즐기면서 감상하면서 멋진 풍광을 카메라와 마음에 담고 왔습니다.
오늘은 교행산행입니다. 우리 북진팀은 늦가을님 노가님 하하님 그리고 저까지 4명입니다. 생각보다 사치재 들머리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고요히 어둠이 내려앉은 사치재마을은 우리 일행의 차소리로 인해 정적이 깨집니다. 아직은 이른 새벽 잠에서 깬 할아버지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들머리를 묻습니다. 그래도 시골 인심은 우리 편이었습니다. 할아버님의 안내로 겨우 어렵게 출발지를 찾게 됩니다.
바람이 없어 산행하기에 불편이 없습니다. 많이 쓰러져있는 잡목으로 인해 걷기가 초입부터 쉽지가 않습니다. 오랜만에 교행산행이어서 인지 단촐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대간산행을 하다보면 처음에 걷는 느낌이 끝까지 가곤하는데 오늘은 컨디션이 굿입니다.
얼마가지 않아 여명이 밝아옵니다. 어둠속에서 이따금 바라본 진달래는 오늘산행에 기대를 갖게 합니다.
어둠이 거두어지고 본격적인 능선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아름드리 색깔마저 고운 진달래가 여기저기 자태를 뽐냅니다. 진달래도 서울 근교 산과는 많은 차이를 보여주듯 아주 선명합니다.
대간길 양옆으로 아직은 일러 피지 못한 철쭉이 가득합니다. 다시 마음속으로 철쭉이 만개했을 때를 그려봅니다. 장관일겁니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을련지...
<너무도 선명하고 아름다운 대간길의 진달래>
흙길입니다. 융단을 깔아 놓은 것처럼 걷는데 편안함을 줍니다. 그러나 짧지만 너덜지대도 있었습니다. <너덜지대를 통과하는 하하님>
철쭉 군락지 치고는 광대하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이곳 능선에서부터는 잠자던 바람이 많이 불어 옵니다. 얼마를 걷다보니 이곳저곳에 두릅이 널려 있습니다.
가만히 있을 우리 대원이 아닙니다. 하하님 늦가을님 노가님 누구랄것 없이 대간산행을 잊은채 두릅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광대하게 펼쳐진 철쭉 군락지>
바람도 불지만 가끔씩 비도 뿌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옷에 젖을 정도는 아니고 맞아도 기분이 상쾌해질 뿐...
남진팀이 궁궁해집니다. 잘 오고있는지 언제쯤이나 만날수 있을련지, 드넓게 펼쳐진 철쭉군락지를 뒤로하고 오늘 산행중 가장 높은 봉화산을 앞에 두고 오르던중 잔잔하기만하던 대간길에서 저 멀리 사람소리가 들립니다. 남진팀입니다. 매일 보고 만나고 술잔을 기울이지만 대간산행에서의 만남은 각별한 정을 느낍니다. <남진팀을 만나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같이 식사를 할까하다 아직은 이른감이 있어 각자 적당한 곳에서 하기로하고 자동차 키를 교환한 채 남으로 북으로 향하여 출발합니다.
비는 계속 뿌리지만 옷을 젖게 할 정도는 아니고 시원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를수록 풍광이 아주 좋습니다. 이윽고 봉화산 정상에 오릅니다.
<봉화산 정상에서 바라본 저 멀리 지리산 능선>
사방을 둘러봐도 모두가 아름답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마을은 흥부마을이라 칭한답니다. 너무나 넉넉해 보입니다. 잠시 머무를 수밖에 없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갈길을 찾아 나섭니다.
정상을 밟고나니 허기가 집니다. 하하님이 준비해온 낚지볶음밥으로 아침인지 점심인지 먹습니다. 아주 맛있고 배 부르게~
식사를 한 후 가늘게 뿌리는 빗방울 맞으며 광대치를 향하여 갑니다. 정말이지 다리도 괜찮고 길이 편해서 기분이 맑아 집니다. 카메라를 꺼내들고 대간길을 사진에 담아 두려합니다. 원경산 사이길로 펼쳐진 대간길을 묵묵히 갑니다. <대간산행 선구자들 선배님들이 달아논 꼬리표>
이제는 오늘의 목적지 중치가 멀지 않은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하산길을 카메라에 담기위해 더딘 걸음을 하고 있어서인지 혼자 좀 쳐져서 걷습니다. 가끔은 혼자 걷는 기분도 색다름을 줍니다. 조릿대와 진달래 어우러진 하산길은 황홀 그 자체였습니다.
별 무리없이 아픔 없이 32구간 대간산행은 이렇게 아름답고 상큼함을 남기고 목적지 중치에 다달았습니다.
남진팀과 연락을 해보니 그곳은 아직도 산행중이어서 시간을 맞추기 위해 중치에서 중기마을까지 내려오는 접근로에서 시간을 내어 쑥이며 멀대며 다래를 채취합니다. 중기마을은 이렇게 우리를 맞이해 주었습니다. 싫지 않는 빗줄기와함께!
-맺음말
rohga님과 이런 대화를 했습니다. 대간산행이 얼마 남지않아 끝나면 허전할것이라는 얘기, 그렇습니다! 지리산이 손에 잡힐듯 눈앞에 와있고 마음은 벌써 대간 졸업후를 생각하게 하나봅니다.
마침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기에 거기에도 해야 할, 할 수 있는 무엇이 있겠지요. 벌써 이런 행복한 고민을 해 봅니다.
대간산행중에 가장 편안하고 마음이 가벼운 그런 즐거운 산행으로 기억 될것 같습니다. 자연의 생명이 용트림하는 모습과 섭리속에서 세월도 세상의 모든 희노애락도 그곳에 다 내려놓고 온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행복이었습니다!
2008, 4, 18
-가을코스모스-
|
'백두대간 산행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함께"라는 의미(백두대간 34구간:성삼재~여원재) (0) | 2012.03.31 |
---|---|
[스크랩] 백두대간33구간:여원재~사치재 (0) | 2012.03.31 |
[스크랩] 백두대간31구간(육십령~중재) (0) | 2012.03.31 |
[스크랩] 마지막을 위해(백두대간29~30구간:빼재~육십령) (0) | 2012.03.31 |
[스크랩] 백두대간28구간(빼재~부항령) (0) | 2012.03.31 |